주말 아침을 여는 시

주말 아침을 여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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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서성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설레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서성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김상대(elovejc@gmail.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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