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을 여는 시

주말 아침을 여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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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 이해인               
          
가을이여 어서 오세요
가을 가을 하고 부르는 동안
나는 금방 흰 구름을 닮은 가을의 시인이 되어
기도의 말을 마음속에 적어봅니다
 
가을엔 나의 손길이 보이지 않는 바람을 잡아
그리움의 기도로 키우며 노래하길 원합니다
 
하루하루를 늘 기도로 시작하고
세상 만물을 위해 기도를 멈추지 않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가을엔 나의 발길이 산길을 걷는 수행자처럼
좀 더 성실하고 부지런해지길 원합니다
 
선과 진리의 길을 찾아
끝까지 인내하며 걸어가는
가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가을엔 나의 언어가 깊은 샘에서
길어 올린 물처럼
맑고 담백하고 겸손하길 원합니다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맑고 고운 말씨로 기쁨 전하는
가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김상대(elovejc@gmail.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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