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을 여는 시

주말 아침을 여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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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우리 오랜 친구로 남아 있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인생

지금 앞서거니 뒤서거니 계산하지 않는

그저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친구로 남아 있자.


​도움이 되지는 못해도 

누(累)가 되지 않는 

가까이 살지는 못해도 

일이 있을 때 한달음에 달려와 주는, 

허물없이 두 팔로 안을 수 있는 

친구로 남아 있자.


​우리가 함께한 추억이 

세상 사는 기억으로 옅어질지라도 

서로 만나면 밤늦도록 옛 추억거리로 

진한 향기 풍기는 라일락 같은 친구로 남아 있자.


​어찌 친구라고 해서 

늘 한결 같을 수 있으며 

늘 곁에 있을 수가 있겠냐마는     

서로를 옆에서 칭찬하며 성장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랑과 너그러운 인품을 지닌 

진실한 친구로 남아있자.


​우리, 어떤 모습이든 

자랑스럽고 떳떳한 친구로 

어떤 상황이든 듬직하고 격려할 수 있는 친구로 

어떤 위치이든 동등하고 변치 않는 친구로 

서로를 비춰 주는 등불 같은 친구로 남아 있자. 


혹여나, 

세월의 풍파 속에 연이 끊어져 볼 수 없더라도 

아련히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친구로 남아 있자.


- 전승환, 나에게 고맙다 中에서 -



김상대(elovejc@gmail.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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